2010년 2월 12일 금요일

23-see the unseen. 김주성23.

상상 속에 존재하는 놀라운 세상이 열리다

창 립 11주년을 맞은 하나로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SK broadband)로 사명을 변경하고 기업의 새로운 가치를 알리는 ‘See the Unseen’(누구도 못 보던 세상) 캠페인을 시작했다. 기업CI와 철학을 이미지로 형상화시키고 최초로 비주얼 슬로건을 시도한 광고를 통해 ‘누구도 못 보던 컨버전스 세상’의 개막을 알렸다. 국내 유명 팝 그룹 ‘W’와 공동작업 후 동시 개봉한 새로운 형식의 ‘브로드밴드송(일명 ‘BB송’)’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

광 고를 들여다보자. 그야말로 ‘See The Unseen’이다. 화면을 가득 채운 보라색의 신비한 이미지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다. 앨리스가 토끼 굴로 들어갔을 때 만나는 이상한 세계, SK브로드밴드는 이제껏 못 보던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광고의 표현 컨셉트를 보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낯선 수십 개의 상징물들이 일렉트로니카 (전자음악)풍의 캠페인 배경음악인 ‘브로드밴드송’에 맞춰 순차적으로 움직이며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그려가는 형태이다. 완성된 그림은 바로 SK브로드밴드가 추구하는 경영철학을 형상화 한 비주얼 슬로건이다.

흔히 CI 캠페인을 진행함에 있어 기업의 CI 요소와 슬로건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는 것이 보통이다. 기업을 상징하는 로고와 몇 단어의 슬로건으로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한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의 신규 캠페인은 기존의 CI와 광고 슬로건이 아닌 기업의 CI와 철학, 그리고 이미지까지 포괄하는 ‘비주얼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워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는 구조다. ‘비주얼 슬로건’은 그 자체가 기업의 심볼이자 슬로건의 역할을 하여 TV, 신문, 광고, 프로모션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핵심이 되는 것이다.

몽환적인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신세계

광 고를 제작한 TBWA코리아에서는 경쟁 PT를 열흘 앞두고 슬로건이 정해졌다고 한다. 슬로건을 토대로 한 장의 ‘시화’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팀원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들은 다들 비슷했다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토끼 굴로 들어갔을 때의 그 느낌, ‘나니아 연대기’에서 꼬마 소녀가 벽장 속에 숨어 있다가 우연히 나니아의 세계로 들어가게 됐을 때의 그 느낌, ‘인디아나 존스’가 수풀을 헤치며 어렵게 어렵게 길을 가다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났을 때의 그 느낌, 그리고 앙리 루소의 그림을 맞닥뜨렸을 때 생경한 그 느낌.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그 모티브는 모두 같았다.
‘그 속으로 들어갔을 때 새로운, 지금껏 보지 못한, 놀라운, 신비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See The Unseen, SK브로드밴드’를 한 장의 ‘시화’로 만들면 바로 그 세상이 되어야 했다.

그 렇다면 ‘See The Unseen, SK브로드밴드’의 세상은 어떤 세상이 되어야 하는가? TV가 인터넷과 결합해서 IPTV가 되고, 인터넷과 전화가 결합해서 인터넷 전화가 되는 세상, 그 컨버전스의 세상이 바로 SK브로드밴드 세상의 기본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컨버전스의 이미지만으로는 98%쯤 부족했다. 무언가 다른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익숙한 것들을 합치기 시작했다. 익숙한 세상을 섞고, 말고, 비벼서, 놀라운 세상을 탄생시키기로 했다.

신비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다

보 면 볼수록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보라색 세상 위에 못 보던 이미지가 하나씩 더해졌다. 평범한 남자는 구름이 떠가는 산이 되었다. 여자는 머리 위에 토끼를 썼고 그 위에는 3천년에 한 번씩 핀다는 우담바라가 조용히 피어났다. 숲 속에는 느닷없이 전화기가 매달려있다. 부엉이와 고양이는 일찌감치 한 몸이 되었다. 평범해 보이던 소녀는 비둘기가 되어 하늘로 날아올랐고, 숲 속 여자의 등에서는 나비 날개가 돋았다. 공주가 잠에서 막 깨어난 듯이 하품을 하고 있으면 숲 속 저 멀리에서는 사슴 정령이 등장하고, 말은 두 발로 서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개구리인지 물고기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생명체는 마치 우주복을 입고 우주로 날아오를 듯이 자세를 취했다.
라디오맨이 달려가고, TV맨이 춤을 추고 있고, 그 위로 ‘꿈’이라는 글자가 아스라하게 합쳐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어떤 것도 처음 보는 것은 없었다. 모든 이미지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이미지. 하지만 그것들이 합쳐지고 변형되니 이야기는 달라졌다. 완전히 본적 없는 세상이 탄생한 것이다.


네버엔딩 스토리

이 미지를 통해 컨버전스의 세상을 보여주자. 지금껏 보지 못한 세상을 보여주자.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광고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모두가 그 안에서 더 풍부한 이야기를 길어 올릴 수 있도록 만들자. 계속해서 볼거리들을 주자, 그리하여 슬로건이 이 이미지 한 장으로 완벽하게 표현되도록 하자. 불가능 할 것처럼 보였던 목표. 하지만 광고가 완성되던 날, 제작팀원들은 불가능한 목표가 어느새 달성되어버렸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보랏빛 세상을 다시 한 번 자세히 들여다보라. 뭐가 보이는가? 앙리 루소의 수풀 사이로 인디아나 존스와 토끼 굴로 내려가는 앨리스와 흰 눈이 펑펑 내리는 나니아 세상과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못 보던 세상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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