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氣) 연구 ‘준비를 갖추다’
▲ 방건웅 박사
최근 들어 미국에서는 침술이나 기공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대안의학에 대한 관심과 의존도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만성피로증후군 등과 같이 현대의학이 손을 쓰지 못하는 질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계자료를 보면 의료비용 지출이 GNP의 14 % (교육비의 19 배, 국방비의 3 배) 에 이를 정도로 과중한 부담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1995년도에는 총 의료비용이 1 조 달러로서 미 국민 일인당 3,621 달러였다. 1997년부터는 미 국민이 대안의학에 지출한 비용이 기존의 정통의학 치료에 지출한 비용을 넘어서기 시작하였으며 미 국민의 42 %가 대안의학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놀라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의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의료비용을 감당하기 위하여 대안의학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책을 세웠다. 1991년에 “국립보건연구원재활성화특별법”(NIH Revitalization Act, PL 103-43)을 통과시켜 보건의료분야에서는 최고의 연구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NIH)에 “대안의학국”(Office of Alternative Medicine)을 소장 직속부서로 설립하도록 하였다. 1998년에는 다시 새로운 법안(PL 105-277)을 통과시키면서 대안의학국(OAM)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국립보건연구원의 25번째 독립 연구기관으로 “국립보완및대안의학센터”(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를 설립하였다.
대안의학국(OAM)의 1993년도 예산은 200만 달러에 지나지 않았으나 국립보완및대안의학 센터(NCCAM)가 출범하고 난 후인 2000년도 예산은 약 6,900만 달러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다. 실제로 2003년도 예산은 1억 1,4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정통의학의 총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보건연구원(NIH)에 대안의학을 전담하는 연구소를 설치하였다는 것은 놀라운 결정으로서 미국이 대안의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이 연구소가 표방하고 있는 연구 영역 또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우리의 전통 의학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안의학센터(NCCAM)에서는 대안의학을 5개 그룹으로 구분하였는데 그 내용을 보면 ①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 한의학 등과 같은 대안적 의학체계(alternative medical system), ②심신상관요법(mind-body intervention), ③약초와 식이요법에 기초를 둔 생물학적 요법(biological based therapies), ④카이로프락틱이나 마사지와 같은 물리적 자극을 이용하는 신체자극요법(manipulative and body-based methods), ⑤에너지 요법(energy therapies) 등이다.
심신상관요법에서는 명상 등을 포함하는데 명상의 의학적 효과를 많이 연구한 기법으로는 유명한 초월명상(Trensendental Meditation)이 있다. 5개 연구 영역 중에서 주목할 부분은 에너지 요법으로서 기공, 레이키[靈氣] 등과 같은 것을 포함한다. 대안의학센터(NCCAM)는 기(氣)를 정의하기를 ‘생명에너지’(vital energy)라고 하면서 ‘기’(Qi)라는 용어를 고유명사 그대로 썼다. 기(氣)의 존재를 인정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이것은 또한 기를 본격적으로 연구할 준비를 갖추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기(氣) 연구가 이미 기피사항이 아니다.
대안의학센터는 의과대학을 위시하여 여러 곳에 100여 개 이상 연구 과제를 지원하면서 동시에 우수 전문연구센터를 9곳 지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1993년에 미국 최초로 설립된 컬럼비아 의과대학교의 “로젠탈 대안의학센터”(Rosenthal Center for CAM)를 포함하여 하버드 의대 등의 유수한 대학교들도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 많은 결과가 쏟아져 나오리라 예상한다. 대안의학센터에서 투입하는 연구비의 규모로 볼 때 유감스럽게도 종주국이라고 하는 우리가 기(氣)의 실체를 규명하지 못하고 미국이 먼저 밝혀 낼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크다. 미국이 지금은 대안의학 측면에서 기(氣)를 연구하고 있으나 조만간에 그 연구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대안의학센터에서 앞으로 시행할 계획인 “프론티어 의학연구 프로그램”(Frontier Medicine Research Program)에서는 자기(磁氣)요법, 에너지 요법(Energy healing), 동종요법, 약손요법 등에 대한 연구 계획을 포함하고 있으며 대안의학센터의 초대 소장은 이들 연구결과를 발표하면 생물학과 의학계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환원주의적인 관점에 기초를 두고 있는 현재의 의학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전개될 통합의학(integrated medicine)의 핵심 개념으로서 기(氣)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기의학(氣醫學)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대안의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평가하는 연구원을 설립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양질의 치료법을 더 싼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갖가지 대안의학이 음지에서 난무하도록 방치하지 말고 이들을 제대로 평가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의료 선택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투고/ 방 건웅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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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건웅 박사 약 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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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원주생, 경동고, 서울공대,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수학하였고 재료공학 전공이다.
현재 표준과학연구원에서 경도 표준을 담당하고 있다.
오랫동안 수련을 해 왔고 우리의 전통 사상과 기의 과학적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을 기(氣)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2010년 2월 6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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